<사설> 아는게 ‘병’ 또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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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1 최종수정2010.02.01 16:12:46
‘마이스쿨’(myschool.edu.au)이 드디어 공식 개장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마이스쿨은 학생들의 어학과 수리 능력을 판단하는 전국언어수리능력시험프로그램(NAPLAN) 시험 성적 등을 바탕으로 전국 1만개에 육박하는 학교들의 순위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 마이스쿨은 학교별 출석률, 특별과목, 행사 등을 소개해 자녀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익히는지 등이 공개된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담당교사나 교장을 찾아가야 하는 ‘부담’ 없이 쉽게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엿볼 수 있게 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마이스쿨을 통해 자녀의 학교생활은 물론 학교에 대한 이해를 높여 향후 자녀의 성적 향상은 물론 학교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장밋빛 분석과는 달리 마이스쿨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학교장들과 일선교사들은 마이스쿨이 제공하는 정보들로 인해 과거에 없었던 사회문제가 양산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측면이 학교순위표 공개다. 영어 능력과 수리력을 평가하는 NAPLAN 시험 등을 토대로 한 이 순위표가 실제교육수준과 무관한 편견을 만들어 학교의 ‘부익부빈익빈’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좋은 성적의 학교로 보내려는 움직임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좋은 순위의 학교의 희망학생수는 넘쳐나는 반면 낮은 순위의 학교들의 학생수는 줄어들면서 학교 간의 수준차를 더욱 벌리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낮은 순위 학교의 학교장과 교사들은 자신들이 가르치는 수준, 능력은 물론 학교에 대한 지원현황, 교육환경 등과 상관없이 자신들이 평가될 수 있다는 염려도 이같은 정보공개를 반대하는 주요이유 중 하나다. 교사들의 사기저하는 교실 내 분위기를 흐트려 결국 낮은 질의 교육으로 악화될 수 있다. 호주학교교육의 수준을 높이겠다는 정보공개가 실제로는 교육을 악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도 학생들의 성적 만으로 학교수준을 판단한다는 것은 과장이 있다. 학생들의 성적이 매우 중요한 척도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다른 요소, 예컨데 해당 학생들의 성품, 가정현황, 출신배경, 건강, 학교의 지원, 교사의 자질 등도 학교수준을 이해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자료다. 하지만 이들 다른 요소들은 추적하기 매우 힘든 자료들이라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부정확한 정보가 공개돼 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논리다.
이로 인해 마이스쿨 웹사이트 반대를 외쳤던 교사들은 이제 마이스쿨의 자료를 무시하라고 학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참조 정도는 할 수도 있겠지만 신뢰할 수 없는 자료라는 것이다.
반대로 줄리아 길라드 연방 부총리 겸 교육장관은 “급변은 언제나 논란을 키운다”며 “비판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지만” 마이스쿨은 학교 발전에 촉진제로 사용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마이스쿨 웹사이트는 개장 첫날이기 때문인지 접속자 폭증으로 인한 일시적 다운상태를 겪은 것은 물론 ‘학교 프로파일’을 제외한 대부분의 컨텐츠에서 에러가 발생하는 등 기획된 자료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방정부은 마이스쿨 웹사이트가 일간 17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는데 한때 초당 2,350명(1일 환산 2억304만 명)이 동시 접속하면서 과부하가 걸렸다고 설명했다.
또 호주교과목평가보고공사(ACARA)는 웹사이트 문제 해결을 위해 조사 중에 있다며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정보에 대한 일반대중들의 관심을 반영한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만 하지만 오랜시간 준비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한계를 드러낸 이날 첫 공개는 우려를 높이기 충분하다. 이같은 문제가 계속된다면 그 웹사이트가 제공한 자료에 신뢰도도 일부 교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무시할 만한 정보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스쿨 사이트가 양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호주 학교발전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에 대한 판단하는 것은 아직 섣부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안한 출발을 보이는 이 웹사이트에 대해 과도한 신뢰를 보내는 것보다 아직은 학교를 찾아가 학교장과 담당교사들과 상담을 하는 전통적 방식이 자녀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학교선택에 더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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