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군, 후진적 본회 선거 규정에 지회 ‘들썩’

기사입력 2010.03.05 |최종수정2010.03.08 10:28:28
일부 군 단체장 “불공정 선거” 의혹 제기
김태홍 회장 “원칙대로 했다” 본회 “직선제로 개정 연구”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호주지회의 10대 회장 선거는 교민들의 큰 관심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조용히 마무리됐다.
하지만 일부 교민 단체장들이 선거가 끝난 후 선거과정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김태홍 회장의 3선 연임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올 1월 말과 최근에 재향군인회 한국 본회로 ‘향군의 명예와 이념이 훼손되어서는 안 됩니다’란 제목의 탄원서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베트남유공전우회의 이중광 회장, 대한민국6.25참전국가유공자회의 강철수 회장, 해병전우회의 조성권 회장은 1일 한인회관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재향군인회 선거에 대한 불공정성 의혹을 공식 제기했다.
그러나 이들 의혹에 대해 김태홍 회장과 한국 본회의 선거 관련 규정을 통해 확인한 결과 김 회장은 본회 정관의 원칙을 대체로 준수했으며 대부분의 문제는 본회 선거 규정의 후진성에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 지회의 보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선 본회의 정관 개정이 선행돼야 할 필요성이 드러난 것이다.
먼저 선거의 공정성을 위해 입후보한 김 회장이 회장직을 내려놓았어야 했다는 주장이 있었다. 실제 이번 선거에 입후보한 김영신 전 사무총장은 사무총장직을 사임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선거관리규정 제18조 1항과 2항은 ‘각급회의 임직원이 산하 각급회의 장에 입후보할 때에는 후보자 등록 신청 전에 그 직에서 해임돼야 한다. 다만 회장은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회장만 직책을 계속 보유하도록 예외적으로 규정한 것은 선거 기간의 권력누수를 막아 향군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후보한 김태홍 회장이 이윤화 후보와는 달리 선거인단에 포함돼 참정권을 행사한 것에 대한 불만도 거론됐다.
이는 향군 본회 정관 제 25조 총회 개최 절차의 의사 정족수 관련 규정과 호주 지회에 내린 본회의 ‘총회 대의원 구성’ 지침에서 회장, 부회장, 이사, 사무처장, 직능대표, 지역대표 등 총 40-57명으로 구성한다는 내용에 근거한 것이다.
김태홍 회장은 “정관상 회장이 선거에 입후보할 때 대의원에서 제외된다는 조항이 없다”며 “본회의 박세직 전 회장도 연임 선거시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총회에 대의원만 참석시키고 일반 회원의 출입을 통제한 것에 대해서도 불평이 있었다. 하지만 정관 규정상 총회는 대의원과 회장단만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회 정관 제16조는 ‘본부의 총회(이하 ‘총회’라 한다)는 회장, 부회장, 사무총장, 이사, 시도회장, 지회장 및 대의원으로 구성한다’고 명시했다.
김태홍 회장은 “본회도 총회 진행이나 선거 방해를 우려해 초청장을 받은 사람만 참석시킨다”며 “지회는 본회 정관을 준용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26일 총회에서 “선거의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선거관련 업무만 진행하고 사업, 재무보고 등의 기타 총회 안건은 향후 임시총회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공고했다.
선거인단인 대의원 임명에 김 회장의 입김이 상당부분 작용해 공평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김 회장은 “이사 20명 인선은 총회에서 회장에게 위임한 선출권을 본인이 행사한 것이고, 지역대표들은 회원 5인의 추천을 받았다”면서 “지역대표 26명과 직능대표 5명은 모두 1월 31일 이사회의 동의를 통과한 후 총회에서 최종 인준받았다”고 설명했다.
향군의 전직 회장은 대의원에 들어갈 수 없다는 주장도 규정에 없는 사실 무근이었다.
선거인 명단을 후보자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김 회장은 “선거인 명부 사본교부 신청을 직접 받을 적이 없다”고 답변했고, 장석인 선관위원장은 4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선거관리규정 제 15조는 선관위가 입후보자나 선거권자에게 선거일 10일 전부터 7일 전까지 3일간 선거인 명부 열람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동 규정 16조는 ‘선관위나 산하 각급회의 장은 입후보자의 선거인 명부 사본 교부 신청이 있을 때에는 명부 작성 종료 후 명부 사본 1부를 신청인에게 교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관이나 선거 규정을 달라는 요청이 묵살당했다는 주장에 대해 김 회장은 “정관은 500페이지 분량으로서 너무 두꺼워서 사본 전달이 힘들었고, 선거관리 관련 규정도 선거관리규정 70페이지에 지침서 등을 합치면 120페이지에 상당한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대의원 초청장을 선관위원장이 아닌 본인 명의로 보낸 것에 대해 “선거도 총회의 일부이고 총회 소집은 회장 명의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4일 ‘향군 지회가 간접선거를 직접선거로 바꿀 수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 향군 본회의 관계자는 “현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 본회의 정관을 먼저 개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사회를 거치고 국회까지 통과해야만 한다”며 “본회도 선거를 직접선거로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권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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